
관광은 단순한 여가 소비를 넘어, 한 국가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공공외교의 실천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대중문화 콘텐츠는 ‘말 없는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며, 감정과 기억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국가 인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방탄소년단(BTS)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POP 그룹을 넘어,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국가 브랜드 형성과 외교적 파급력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BTS를 매개로 한 팬덤 관광, 디지털 콘텐츠 소비, 문화 감정 공유는 단순한 스타 마케팅이 아닌, 전 세계 대중이 한국이라는 국가와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외교적 구조로 기능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BTS가 어떻게 관광, 경제, 문화, 외교를 연결하는 통합적 공공외교 플랫폼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효과가 실제로 국가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각도로 분석해본다.
목차
- K-POP을 넘어선 외교 전략: BTS와 콘텐츠 기반 공공외교의 의미
- 방탄소년단의 실제 외교 효과: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향상
- BTS 관광의 확산과 경제·외교적 파급력
- BTS와 팬덤, 민간외교 주체로의 진화
- BTS는 콘텐츠이자 국가 브랜드 전략이다
1. K-POP을 넘어선 외교 전략: BTS와 콘텐츠 기반 공공외교의 의미
21세기 공공외교는 더 이상 외교관의 연설이나 공식 문서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문화 콘텐츠, 디지털 플랫폼, 팬덤 커뮤니티를 매개로 한 감성 기반 외교 전략이 주목받는 가운데, BTS(방탄소년단)는 그 중심에 선 대표적인 콘텐츠 기반 공공외교 사례로 평가받는다. BTS는 단순한 K-POP 그룹을 넘어, 국가 이미지 향상, 대중 감정 자극, 글로벌 문화소통이라는 3대 외교 효과를 동시에 달성한 드문 사례다. 이들은 유엔 총회 연설, UN SDGs 캠페인 참여, 백악관 방문, 코로나 백신 독려 등 공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파하면서, 전 세계 청년 세대와 윤리적 감정적 유대를 형성해왔다. 한국 정부도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BTS를 ‘문화 외교 사절’로 간주하고 관련 관광, 상품, 국가 브랜딩 정책을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존 ‘국가가 주도하는 외교’가 아닌, ‘국민과 콘텐츠가 선도하는 외교’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준다.
2. 방탄소년단의 실제 외교 효과: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향상
BTS의 글로벌 인지도 상승은 곧 한국이라는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직결된다. 영국 BBC는 “BTS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 아이콘 중 하나이며, 한국의 국가 이미지 자체를 바꿔놓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 2021년 영국 브랜드 컨설팅 기관 ‘브랜드파이낸스(Brand Finance)’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BTS를 지목했다.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직접 경제 효과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문화적 호감도, 개방성, 창의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약 22.4%가 “한류 콘텐츠(BTS, 드라마, 영화 등) 때문에 한국 방문을 고려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국가 브랜드가 문화 콘텐츠를 통해 감성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BTS는 이제 단순한 대중문화 주체가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가치까지 포함하는 복합 외교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3. BTS 관광의 확산과 경제·외교적 파급력
‘BTS 관광(BTS Tourism)’이라는 용어는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BTS의 활동 무대, 연습실, 뮤직비디오 촬영지, 공연장이
글로벌 팬들의 성지 순례 대상지로 떠오르면서 서울, 부산, 대구, 안동 등 다양한 지역이 K-컬처 관광 루트에 포함되고 있다.
예를 들어,
- 서울 하이브 본사, 하이브 인사이트 전시관, 강남역 버스킹 거리는 매일 수백 명의 외국인이 찾는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 대구 대봉동 골목은 BTS 슈가의 고향이자 앨범 관련 스팟으로 팬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으며,
-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콘서트는 단 하루 동안 수십만 명의 방문객과 수백억 원대 경제 유발 효과를 창출했다.
한국관광공사와 각 지자체는 BTS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BTS 콘텐츠 기반 ‘체류형 관광’, ‘스토리텔링 관광’, ‘공감 기반 관광’으로 발전시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관광산업을 단순한 레저 소비가 아닌, 국가브랜드 소비로 전환시키는 외교적 성과로 해석할 수 있다.
4. BTS와 팬덤, 민간외교 주체로의 진화
공공외교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말을 하느냐’보다, ‘누가 공감하느냐’다. 이 점에서 BTS 팬덤 ‘ARMY’의 활동은 외교적으로도 독특한 현상이다. ARMY는 단순한 소비 집단이 아니라,
- 언어 번역(서브 자막),
- 역사·문화 공유 콘텐츠 제작,
- 사회 운동 참여,
- 한국어 학습 확산,
- 문화 간 포용 메시지 전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공식 외교사절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 미국의 팬들이 ‘BTS 사진으로 아시아계 혐오 포스터 덮기’ 캠페인을 진행한 사례,
- 유럽 팬들이 지역 학교에 한국어 책자 기증,
-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 팬이 주도하는 ‘K-문화 교류 축제’ 개최 등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통 외교 방식으로는 결코 구현할 수 없는 정서적 확산, 문화적 존중,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만들어낸다. 민간외교의 패러다임을 팬덤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BTS는 문화 콘텐츠 기반 공공외교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5. BTS는 콘텐츠이자 국가 브랜드 전략이다
BTS는 단지 한류 콘텐츠의 일부가 아니다. 이들은 콘텐츠, 관광, 외교, 경제, 감성 네트워크를 통합한 ‘전략적 공공외교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국가가 BTS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BTS 현상이 촉진한 팬덤 기반 문화외교 모델을 체계화하고, 정책적으로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한국관광공사 등은 BTS와 같은 콘텐츠 자산을 ‘소비 대상’이 아닌 ‘외교 전략 자원’으로 정의하고, 그 지속성과 확장 가능성을 제도화해야 한다. BTS는 콘텐츠다. 동시에 국가 브랜드이며, 외교의 감성적 해법이다. 그리고 그들의 메시지에 세계가 공감할 수 있다면, 그 공감은 곧 한국이라는 국가 전체에 대한 신뢰와 애정으로 전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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